영어가 모국어인 작가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에 빠져서 역사판타지 소설을 썼단다.
깜짝 놀라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소설이기에 허구의 상황과 허구의 캐릭터가 등장할 테지만, 그래서 더 기대가 갔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한글을 공부하면서, 한글의 체계에 놀라고 감탄하는 모습은 꽤 봐왔지만,
세종대왕에 대해서 소설까지 썼다니... 조금 신기한 느낌...
그러나 우리도 세계 위인전을 많이 접하면서 자랐기에 위대한 자를 보며 감탄하는 모습은 모두 비슷한 듯 하다.
그러니 미국인(?) 작가가 세종대왕을 소재로 소설을 썼다는 사실에 너무 감격하지는 말자.
소설은 우리는 워낙 세종대왕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봐왔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았지만,
미드의 작가답게 소설을 읽으면서 왠지 중세 유럽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의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다.
물론 한글 창제의 과정이 소설 속에서는 깊이 다뤄지지 않아 조금 아쉽다.
작가가 가진 한계일 수도 있고, 창제 과정보다 킹 세종의 애민 정신에 초점을 맞춰서 일 수도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앞머리는 모두 읊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맛을 살리지 못하는 서술이 몹시 아쉽다. ㅎㅎ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쌔
이런 젼차로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할배이셔도 마참내 제 뜻을 시러펴디 못하노미하니라.
내 이를 위하야 어엿비 너겨 새로 스물여덟자를 맹가노니
사람마다 해여 수비니겨 날로 쓰메 편안케하고져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 서문 언해본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로 사맛디 아니할쌔...
학교 다닐 땐 달달 외웠었는데... 맞게 쓴걸까...
그보다는 세종대왕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소설 속 허구의 캐릭터
궁궐 문지기, 대장장이, 세종의 심부름을 다닌 역관, 천주학 신부님, 그리고 일본 사무라이와 벙어리 아들 캐릭터가 인상적이었고 소설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요소로 충분히 작용했다.
소설 속에서 가장 와닿았던 내용은... 작가의 통찰이 예리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는데...
세종대왕의 첫째 아들인 문종의 평범함...나약함이... 참 아이러니 하다..
우리가 모를 뿐 그도 비범했을 수도 있는데, 너무 일찍 병사했고 어린 단종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천재는 천재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딱히 클라이막스 같은 긴장감은 없지만,
흠... 넷플릭스의 영화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가상의 캐스팅을 해 보자면,
세종대왕은 송강호나 한석규는 아녔음 좋겠다. 세종대왕님 잘생기셨단...말에요...
지금보단 나이 든 모습의 지진희 였음 좋겠다 싶은...
소헌왕후는 박하선 처럼 단아하고 선한 느낌 이였음 좋겠고...
근데 너무 젊다... 가상의 캐스팅은 실패한 걸~
※ 조 메노스키 Joe Menosky
미국의 TV 드라마 작가 겸 제작자
SF 드라마 '스타트렉' 의 시리즈인 [The Next Generation], [Deep Space Nine], [Voyager], [Discovery] 에 참여
공포 장르 시리즈 [Stephen King’s The Dead Zone]
역사 공포 시리즈인 [Salem]
공상 과학 시리즈 [The Orville]의 작가 겸 프로듀서
역사 드라마인 [For All Mankind] 의 작가 겸 공동 제작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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